“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바닥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쪼아 먹었다."
(마태오 13,1-9);
오늘 복음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사월쯤 보리와 밀을 추수한 다음
시월까지 밭을 묵혀 두기 때문에 밭에 가시덤불이 일어날 만큼 잡초가 무성하기도 하고,
길이 나거나 돌밭이 되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보통 씨 뿌리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점뿌림입니다.
적당한 간격으로 씨를 한곳에 하나나 두세 개를 모아서 넣고 땅을 일일이 덮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줄뿌림으로,
밭에 가볍게 선을 그리고 나서 씨를 일직선으로 쭉 뿌리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흩뿌림으로,
씨앗을 어느 정도 손에 쥐고 걸어가면서 밭 전체에 뿌리는 방식입니다.
오늘 복음의 씨 뿌린 방식은 세 번째인 흩뿌림입니다.
사실 이것이 이스라엘 백성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흩뿌림이야말로 예수님께서 비유로 드시기에 참으로 적합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특정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길바닥 같은 사람에게도, 돌밭 같은 사람에게도, 가시덤불 속 같은 사람에게도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만큼 하느님의 사랑은 모든 이에게 늘 열려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은 어떠합니까?
특정한 사람만 꼭 집어서 사랑을 전하는 점뿌림의 방식은 아닙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유형만 만나려고 하는 줄뿌림의 방식은 아닌지요?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때로는 배신당하고 모멸당하며 패배감을 느끼게 하는 그러한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주님의 사랑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님 묵상 글중에서)